따뜻한 쌀 항아리

베트남 박(Bac) 마을 노인자조모임 이야기

 

베트남 북동부 내륙에 있는 하이즈엉성 박(Bac) 마을의 노인자조모임은 매월 마을 내에서 지원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는데요, 어느 날 마을의 취약계층인 노인과 1인 가구는 다른 이들처럼 논으로 나가 쌀을 재배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자조모임은 이러한 취약계층들의 쌀 수요를 조사하고 지원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노인자조모임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1-2kg의 쌀을 기부한다거나, 쌀을 모금하기 위해 집집마다 방문하는 방법들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지속이 어렵고 효과적이지도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에 박 마을 노인자조모임 회원들은 쌀이 가공되는 방앗간에 쌀 모금함인 일명 ‘따뜻한 쌀 항아리’를 두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습니다. 쌀을 빻기 위해 방앗간에 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쌀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노인자조모임은 마을 내 방앗간 주인들에게 이 아이디어의 취지를 설명하고 그들의 동의를 얻어 방앗간에 ‘따뜻한 쌀 항아리’를 놓아두었고 논의를 거쳐 모인 쌀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따뜻한 쌀을 받은 87세 노(Nho) 어르신과 어르신의 가족

87세의 응우옌 티 노(Nguyen Thi Nho) 어르신도 ‘따뜻한 쌀 항아리’로부터 쌀을 받은 분 중 한 분입니다. 65세의 며느리와 4세 증손녀가 가족 구성원의 전부인 어르신의 가족은 차상위 계층으로 분류되는데요, 며느리는 채소를 재배하고 닭을 기르며 일을 하지만 노 어르신은 일할 수가 없어, 증손녀만 돌보고 있습니다.

 

2019년 10월과 2020년 4월, 두 번에 걸쳐 쌀을 받은 노 어르신은, “우리 가족은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했지만, 먹을거리가 점점 떨어져서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노인자조모임으로부터 쌀을 받아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말씀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기부하는 쌀의 양은 많지 않지만, 그 사랑이 항아리에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월례회의를 통해 모인 쌀들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습니다.”라며 노인자조모임의 임원인 도 티 쭝(Do Thi Chung) 어르신이 말씀하였습니다.

 

“따뜻한 쌀 항아리는 정말 효과적이고 좋은 아이디어에요. 우리 마을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희 방앗간은 쌀 기부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모든 손님에게 제분비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방앗간 주인인 응우옌 반 투옥(Nguyen Van Thuoc) 씨는 말합니다.

 

모아진 따뜻한 쌀을 담는 모습

박 마을의 또 다른 방앗간 주인인 응우옌 티 마이(Nguyen Thi Mai)씨는 “저는 노인자조모임 활동에 참여할 시간은 없지만 모임의 아이디어는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저는 ‘따뜻한 쌀 항아리’ 이야기를 듣자마자 동의했습니다. 정말 따뜻한 아이디어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노인자조모임의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쌀을 받는 박 마을의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을에 이웃을 향한 따뜻한 손길과 사랑이 넘쳐나길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