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목소리 – 레바논과 한국 어르신의 진솔한 인터뷰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40주년 기념 어르신 인터뷰

 

한국헬프에이지는 노인의 권리와 복지를 옹호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의 회원 기관입니다.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1983년 11월에 설립되어 노인에 대한 인식과 차별을 개선하고, 노인의 권리와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전 세계 네트워크와 협력해 왔습니다.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40주년을 맞아 레바논의 Balkis Kiblawi, Selim Kiblawi 어르신과 한국의 김상헌 어르신에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노인으로서 느끼는 삶의 즐거움과 어려움에 대해 진솔하게 나누고,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포함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전하는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해드립니다.

 

 

김상헌 어르신은 헬프에이지 40주년 영상을 위해 한국헬프에이지를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노인으로 살면서 느낀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었는데요. 영상으로 다 담지 못한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김상헌 어르신의 인터뷰]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김상헌입니다. 저는 91세입니다. 이전에는 UN/세계식량계획(WFP)에서 19년 동안 식량 원조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김상헌 어르신의 모습

 

2. 오늘날 한국에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심할 여지 없이, 오늘날 한국에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과거에는 노인이 오래 살지 못해 가족들이 집에서 연로한 부모를 돌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노인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연로한 부모는 신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족에게 짐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노인의 옛날 생활과 사고방식은 현대 가정에서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재 노인들은 사회에서 소외되고 외롭고 잊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인 복지제도가 나날이 개선되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전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3. 현재 어르신의 어려움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노인이 미래를 위해 다음 세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자녀와 사회에 부담을 지우지 않고 싶어요. 저는 기꺼이 요양원 생활도 받아들이고, 앞으로 공동생활에서 같이 지낼 분들과 친하게 지내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만나는 모든 어르신에게 가족을 떠나 요양원에서의 공동생활도 받아들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만날 노인 입소자와 친절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해요.

 

4. 어르신이 즐기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저는 온라인에서 바둑을 두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인권 회의와 캠페인에 참여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축구와 야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여전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꽤 활동적이기 때문에 조금 예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과 정치 및 사회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참여를 통해 지금의 제가 활동적인 것 같습니다.

 

5. 오늘날 사회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까?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자녀의 부양을 받는 것이 사회적 규범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다릅니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자녀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노인 시설에서 공동생활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노인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환영받지 못했다고 기억합니다. 이제 저도 노인의 나이가 되었고 젊은 세대도 저를 노인으로 볼 텐데. 개인적으로 저는 젊은 세대가 노인에 대한 편견을 깨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에 대한 편견이 너무 뿌리 깊어서 바뀔 희망이 거의 없습니다.

 

6. 부모님/조부모님에 비해 나이가 많으신 지금, 어르신의 삶은 어떻습니까? 어르신이 생각하기에 더 좋아졌는지 또는 나빠졌는지 궁금합니다.

과거에는 노인이 죽을 때까지 가족과 함께 지냈습니다. 가족 구성원이었고 대가족을 이뤘기에 외롭지 않았죠. 그렇지만 의료 서비스가 부족했고 생활이 열악해서 고통받았습니다. 오늘날 노인들의 삶은 가족과 떨어져 외롭지만, 더 나은 의료 서비스와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인의 수명이 비교적 짧았기에, 오늘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경험하는 건강과 사회적 문제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노인이 되면 ‘늙는다’라는 일이 얼마나 아쉬울까 생각하곤 했습니다. 이제 저도 노인이 되었지만, 저는 지금 제 나이에 절대적으로 만족합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아요.

 

7. 무엇이 어르신을 웃게 만드나요?

저는 사람들이 농담하거나, 코미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웃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손주들이 저를 찾아오면 웃음이 납니다.

 

8. 어르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

더 이상 월요일이 우울하지 않고 사무 업무나 보고서 작성이 없다는 거죠! 더 이상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됩니다. 컴퓨터를 할 때 완전히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9. 일상에서 어르신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무엇입니까?

자유, 진실, 정의에 대한 저의 신념은 제 일상에서 엄청난 영감을 줍니다. 가능하다면 모든 방면으로 사람들이 자유를 누리고, 진실이 지켜지고,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모든 정치적, 사회적 소식을 자세히 보고 있습니다.

 

10. 젊은 세대에게 충만한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오늘날 젊은 세대는 개인의 명성과 부를 쌓는데 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젊은 세대가 자기 경력뿐 아니라 자유, 진실, 정의에 대해 더 많이 헌신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